"강아지 예민하니까 조용해 주세요"...갑질 고객들 요청사항에 '신발'까지 벗고 배달하는 기사들
하이뉴스 2024-05-10
배달 음식이 일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가운데, 고객들의 황당한 요구사항으로 인해 배달 기사들이 겪는 고충이 알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배달 요청 사항'이라는 제목으로 배달 기사로 추정되는 누리꾼 A씨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A씨는 "어떤 고객이 배달앱으로 음식 주문을 하며, 배달 기사에게 남긴 요청 사항이 '1층에서 벨을 눌러달라. 신발은 꼭 벗고 올라와 달라'고 적었다"고 했다.
이어 "고객은 '신발 신고 올라오면 카펫과 계단 청소비용을 청구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았다"고 전했다.
A씨가 고객 요청 사항을 캡처해 올린 글을 보면 고객은 식당 측에 "신발 벗기 힘드시다는 배달 기사가 있다면, 신발 위에 묶어서 올라올 수 있게 봉투 2개를 챙겨주라"고 요청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런 주문은 취소해야 마땅하다", "본인이 받으러 1층으로 나가야 한다", "세상에 왜 이리 무례한 사람들이 많나"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반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공간이면 할 수 있는 부탁 아닌가", "집 구조가 어떤지를 먼저 봐야 한다"는 댓글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이처럼 유별난 배달 요청을 보니 과거에 '개가 예민하니 조용히 계단을 올라와 달라'던 어떤 고객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커뮤니티에 공개됐던 게시물 일부를 재조명했다. 이 게시물에는 한 고객이 배달 기사에게 받은 문자를 캡처한 사진이 담겼다.
게시자는 "우리 강아지가 현관문 밖으로 나는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짖어대서 배달 요청 사항에 '강아지가 심하게 짖으니 최대한 조용히 배달 부탁드린다'고 항상 적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강아지가 짖었는데 이런 문자를 받았다. 배달 기사님 양말이 정말 웃기다"라고 했다.
사진에는 예민한 강아지 몰래 배달하기 위해 신발을 벗고 맨발로 음식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 배달 기사의 발 사진이 담겨 있었다.
배달 기사는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아지가 짖어대는 걸 현관문 밖에서 듣고는 "강아지 청각이 엄청 예민하네요"라는 문자와 함께 사진을 보냈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