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갔는데"...트럼프, G7 일정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귀국 '한미정상회담 무산'
하이뉴스 2025-06-17
"이 대통령은 갔는데"...트럼프, G7 일정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귀국 '한미정상회담 무산'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이 성사 직전 갑작스레 무산되며 국제 외교무대에 충격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조기 귀국 결정은 한미 간 외교 기대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돌연한 귀국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단 한 차례의 만남조차 없이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긴급상황 대응을 이유로 정상들과의 만찬 직후 귀국길에 올랐다”며 “이에 따라 17일로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은 개최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발표했다.
그는 “정상 외교에서는 돌발 상황이 종종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일정 당일에 전면 취소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미국 대통령과의 직접 회동으로, 양국 간 전략 동맹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이 배가됐다.
중동 위기로 '한미 회담' 희생양?…트럼프 “이란-이스라엘 사태, 즉각 대응 필요”
트럼프 대통령의 귀국 배경에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 충돌 격화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거론된다. 미국의 대외 안보 우선순위가 동맹국 외교보다 중동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SNS X(前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G7 회의 만찬 직후 귀국할 예정”이라며 “중동에서 벌어지는 군사적 긴장 고조가 그 배경”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도착 즉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이란-이스라엘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원칙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미 정상 간 관계보다는 미국의 직접적 이해가 걸린 지역 문제를 우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미 동맹 균열?"지만…향후 외교 리스크로 작용할까
이번 무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18일 오후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 정상회담 무산에 따른 외교적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불발로 이재명 정부의 첫 다자외교전이 초라한 성적표로 남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굴욕 외교’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반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정상 간 신뢰 구축의 첫 단추가 채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한미 외교에 있어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한미 간 공동 대응 전략, 안보 협력, 반도체 공급망 논의 등 주요 의제들이 모두 다음 기회로 미뤄진 상황이다.
외교 소식통은 “정상 간 직접 교류가 없으면, 외교는 속도보다 신뢰와 이해 형성에 큰 지장을 받는다”며 “이번 무산이 양국 간 미래 전략 동맹의 미묘한 균열로 작용하지 않도록 신속한 후속 협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글로벌 외교전에서 터진 한미 정상회담 무산 사건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의 ‘신뢰’와 ‘우선순위’가 얼마나 예민한 문제인지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다음 정상회담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개최될지에 따라 이번 외교적 타격이 일시적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을지, 아니면 지속적인 외교 리스크로 남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