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보다 빛났던 인성"...1점만 따면 금메달인데 넘어진 선수 안 찌르고 일으켜 준 오상욱(영상)

하이뉴스 2024-07-29

온라인 커뮤니티

실력만큼이나 빛나는 외모를 가진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사브르' 개인 종목 금메달리스트 오상욱. 그는 실력과 외모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빛나는 인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행동으로 인해 전세계인도 감동했다.

오상욱은 금메달을 놓고 다투던 결승전에서 14대8로 앞서고 있었고, 단 1점만 따내면 역사를 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승리보다 '올림픽 정신'을 몸소 보여줬다.

28일(한국 시간)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 결승전에서 오상욱은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꺾고 우승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상욱은 이날 경기 초반 14대5로 앞서나가며 손쉽게 승리를 하는 듯했지만, 이후 끌려다녔다. 연속으로 3점을 내줘 14대8이 됐다.

단 한 점만 내면 우승하는 상황, 상대는 뒷걸음을 치다 넘어졌다. 그 순간을 이용해 '찌르기'를 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지만 오상욱은 이내 칼을 거뒀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일으켜줬다. 넘어진 상대를 배려한 것이다.

공격권을 가지고 있었기에 1점을 챙길 수도 있는 순간이었지만 오상욱은 그런 식의 요행을 바라지 않았다.

 

억울한 오심 판정 받았지만 3년 후 금메달 획득

온라인 커뮤니티

오상욱은 이후 3점을 내줘 14대11이 됐다. 자칫 역전을 허용할 수 있었으나 오상욱은 냉정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고 마침내 1점을 따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2019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그랜드슬램' 역사를 썼다.

그의 올림픽 정신을 본 이들은 모두 박수를 보냈다. 한국 팬들도 뜨겁게 반응했다. 팬들은 "실력 뛰어나고 잘생기고 키도 큰데 매너까지 미쳤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한편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개인전 8강에서오심을 이겨낸 값진 결과여서 더욱 값지다. 오상욱은 3년 전인 2021 도쿄 올림픽에서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도쿄 올림픽 남자 사브르 8강서 바자제 산드로를 만났는데 비디오 판정 오류로 인해 1실점이었으나 2실점으로 판정돼 13-15로 패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상욱으로서는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 올림픽 무대에 온 것이었는데 황당한 오심으로 탈락했다. 일반적인 선수였다면 정신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오상욱은 당시 억울한 패배에도 "바자제가 준비를 잘했다. 그것이 아니라도 패배했을 것"이라며 깨끗하게 승복했다. 그리고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의 패배를 교훈삼아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8강에서 13-13으로 맞섰음에도 전혀 긴장하지 않고 2점을 뽑아내며 4강 무대에 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

결국 오상욱은 위기를 넘어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었다. 3년 전 치명적인 오심을 당했던 오상욱이 비로소 포효하는 순간이었다. 모든 선수들의 금메달이 소중하지만 오심 사건을 극복했기에 그 누구보다 특별했던 오상욱의 금메달이었다.

또한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는 '2024 파리 올림픽 에디션' 시계를 한국 선수단 남녀 첫 금메달의 주인공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오상욱은 금메달의 기쁨에 이어 오메가 시계도 받게 된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