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버린 감독에게 박살 난 기분 어때?"...한국, 인도네시아 팬들 조롱 받으며 충격적인 '패배'
하이뉴스 2024-04-26
충격적이다.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다. 단순히 운이 없어서 진 경기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겁을 먹고 물러난 게 화근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2-2 접전을 벌인 끝에 승부차기에서 10대11로 패배했다.
인도네시아의 선축으로 시작된 전반전 초반은 탐색전이 펼쳐졌다. 먼저 좋은 기회를 만든 쪽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전반 6분 엄지성이 좋은 위치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냈다.
여기서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7분 키커로 나선 이태석이 올린 프리킥 이후 흐른 공을 박스 바깥쪽에 있던 이강희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인도네시아 골문 왼쪽 하단 구석에 꽂아 넣었다.
하지만 VAR(비디오 판독)과 온 필드 리뷰 끝에 이강희의 골은 취소됐다. 이강희가 슈팅을 시도하는 장면에서 엄지성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주심은 인도네시아의 프리킥으로 경기를 재개했다. 한국의 득점이 취소되자 인도네시아 팬들은 환호를 질렀다.
한국의 골 취소로 분위기를 가져온 인도네시아가 오히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원더골이었다. 전반 15분 인도네시아 혼혈 스트라이커 스트라윅이 박스 밖 왼편에서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은 슈팅이 한국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인도네시아가 기세를 이어갔다. 인도네시아는 측면을 적극 활용해 한국 수비를 공략했다. 좌우 방향전환을 통해 공격을 전개하며 한국을 흔들었다. 한국은 전방의 강성진과 엄지성이 고군분투했지만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한국이 위기를 넘겼다. 전반 32분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인도네시아가 빠른 역습을 전개했고, 페르디난이 스트라윅과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뒤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페르디난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인도네시아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면서 한국은 한숨 돌렸다.
그러나 경기는 여전히 인도네시아가 주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아르한의 장거리 스로인을 비롯한 세트 플레이를 통해 한국을 공략했다. 전반 37분 프리킥 이후 나온 파미의 슈팅도 위협적이었다.
"너희가 버린 감독에게 진 기분이 어때?" 조롱
그 무슨 비판에도 할 말이 없다. 신태용 감독은 누구보다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대한민국 올림픽(U-23) 국가대표팀은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고, 승부차기 혈투 끝 10-1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4년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좌절의 고배를 마셨다.
경기 전부터 한국 연령별 대표팀과 A 대표팀을 모두 이끈 신태용 감독을 적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인도네시아가 상대적 약체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적장의 존재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수십 년간 올림픽 본선행을 당연히 여겨온 마음가짐이 발목을 잡았다. 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 시종일관 끌려다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냉정함을 잃어버린 이영준과 황선홍 감독은 퇴장당하기까지 했다.
후반 39분 극적 동점골을 터뜨린 정상빈이 '멱살 잡고' 경기를 끌어갔지만 인도네시아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대표팀은 승부차기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고,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KFA)가 외국인 감독 선임 절차를 밟게 되면서 신 감독은 자연스레 사령탑에서 내려왔고, 2020년 인도네시아 감독으로 부임했다.
신 감독의 '부메랑'에 인도네시아 현지 팬들은 통쾌함을 금치 못하는 모양새다. SNS에는 "너희가 버린 감독에게 진 기분이 어때?", "이기든 지든 인도네시아 팬들은 감독에게 계란을 던지지 않는다", "인도네시아는 약하지 않아", "Kamsahamnida(감사합니다)" 등 각양각색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