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범죄와 타살"...故 구하라, 사망 당일 비공계 계정에 "무섭다"는 글 올려
하이뉴스 2024-06-24
아이돌 그룹 카라의 고(故) 구하라가 사망 전 소셜미디어 비밀 계정에 “무섭다”라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구하라는 친한 지인 황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구하라 금고 도난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구하라가 사망한 뒤 누군가 서울 청담동의 구하라 자택에 침범해 고인의 휴대폰이 보관된 개인금고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구하라는 2019년 11월 24일 갑작스레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일본에서 새 앨범을 내고 활발하게 활동하던 구하라는 잠시 귀국했을 때인 2019년 11월23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잘자”라는 짧은 인사를 남겼다.
그런데 몇 시간 뒤인 24일에는 가까운 지인들만 아는 비밀 계정에 “무섭다..”라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인들은 “언니 나 있잖아. 듬직한 든든한 언니 동생”, “무서워 왜 바보야. 늘 네 편이다. 우리 생각해”라는 댓글을 달며 위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구하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사망 당시 현장에선 간단한 메모만 발견됐을 뿐,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는 동생이 사망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가사 일을 봤던 가사 도우미가 '만일을 대비해 유서를 작성해 줬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구하라는 또 사망 전날 가까운 지인 황씨에게도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전해쟀다. ‘버닝썬’ 승리 사단의 핵심 인물인 황씨는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에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황씨는 "그날 사실은 (하라에게)전화가 왔었다"며 "저녁에 ‘밥 먹자’고 했었는데 제가 맥주를 한잔 하고 있었고 일반인 친구이다 보니까 하라가 오면 부담스러운 자리가 될까봐 ‘하라야 그러면 내 생일때 보자’하고 끊고 다음 날 아침에 비보를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에게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황씨는 "구속된 애들도 하라가 그런 선택을 했을 때 굉장히 자책감을 가졌고 애도를 많이 표했다"며 "저도 아무리 친구지만 누군가 내 친구 하라집에 가서 금고를 훔쳤다 그러면 제가 제보를 했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구하라는 2019년 버닝썬 게이트 당시 자신이 아는 내용을 기자에게 직접 전화해 제보하는 등 관련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버닝썬 게이트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해 있었던 나이트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성범죄, 불법 촬영물 공유 등의 범죄 사건을 말한다.
따라서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이 버닝썬 게이트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당시 범인은 고가의 물건은 건드리지 않았고 31㎏나 되는 금고만 훔쳐 달아났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날 금고 도난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남성의 몽타주를 공개했다.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범행 당시 범인은 왼쪽 귀에 귀걸이를 착용했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이었으며, 근시 교정용 안경을 착용한 것으로 추정해다. 얼굴형은 갸름했으며, 코는 오뚝한 편이었다. 신장은 170㎝ 후반 정도에 건장한 체격이었다.
‘몽타주 전문 수사관’으로 불렸던 정창길 전 형사는 범인에 대해 “턱이 길고 광대뼈가 조금 돌출됐다”고 묘사했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