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윗집과 층간소음 갈등 원인"...봉천동 아파트 방화범, 숨진채 발견 '유서까지 써'

하이뉴스 2025-04-21

[속보] "윗집과 층간소음 갈등 원인"...봉천동 아파트 방화범, 숨진채 발견 '유서까지 써'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의 방화범으로 추정된 60대 남성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 가운데  방화범과 피해자 사이에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방화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했고, 해당 인물이 불을 지른 직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서울경찰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화재 현장인 봉천동 아파트 4층 복도에서 수습한 남성 시신의 지문을 분석한 결과, 방화 용의자로 추적하던 A씨(60대)와 동일 인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말까지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3층에 살며 윗집 주민과 층간소음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A씨는 층간소음으로 윗집 주민과 폭행까지 벌여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다만 이후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형사처벌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아파트 인근의 한 빌라에 거주하며, 방화를 저지르기 전 유서를 남긴 것으로도 파악됐다. 경찰은 층간소음을 비롯해 이번 방화가 A씨의 원한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

불은 이날 오전 8시 17분께 발생했다. 총 21층 규모의 이 아파트에서 시작된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연기를 피해 뛰어내린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외에도 9명이 연기를 들이마시거나 호흡곤란을 호소해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경찰은 A씨가 사용한 방화 도구와 사망 경위, 유서의 구체적 내용 등을 분석 중이다. 

주변 주민들은 평소 A씨가 조용한 성격이었다는 반응과 함께, 아파트 내 소음 갈등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방화범, 유서에 "할머니 잘 모셔라"

A씨는 이 아파트 방화 15분 전인 오전 8시 6분쯤 아파트에서 직선거리로 약 1.4km 떨어진 봉천동의 한 빌라에서 분무형 농약살포기로 추정되는 물체로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현금 5만원과 함께 “엄마 미안하다. 할머니 잘 모셔라. 병원비 하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재로 A씨가 사망하고, 아파트 주민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추락했는데, 1명은 전신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부상자는 연기 흡입 등으로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8시 21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1시간 만인 9시 15분쯤 화재 초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