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밖 성당 지하에 묻어달라"...프란치스코 교황, 심부전으로 사망 '수천 명의 기도 소리 가득'

하이뉴스 2025-04-22

"바티칸 밖 성당 지하에 묻어달라"...프란치스코 교황, 심부전으로 사망 '수천 명의 기도 소리 가득'

교황청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오전 7시 반에 향년 88살로 선종했다. 사망 원인이 뇌졸중과 심부전이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교황이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간소하게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아 아르칸젤리 바티칸 보건위생국장은 "교황이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뒤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생전에 자신의 무덤에 관해 구체적인 요청을 남겼는데,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하게 안장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건강 문제로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어왔다.

21세 때 늑막염으로 오른쪽 폐 일부를 절제한 이후 지속적인 호흡기 질환을 앓아왔다. 특히 올해 2월 14일에는 양쪽 폐에 폐렴 증세가 발생해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달 23일 퇴원한 후에도 통원 치료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교황은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투병 중에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등에 예고 없이 등장해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대외활동을 이어왔다. 이러한2 모습은 그의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무덤에 특별한 장식을 원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교황명을 라틴어(Franciscus)로 새겨주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의 검소함과 겸손함을 보여주는 마지막 뜻으로 해석된다.

전통적으로 역대 교황들은 사후 대부분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되어 왔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관례를 따르지 않고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성당은 교황이 생전에 특별히 애정을 가졌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멜라니아와 함께 장례식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로마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가겠다면서, “우리는 참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탈리아를 찾게 된다면, 지난 1월 취임한 후 첫 외국 방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모른다. 곧 브리핑받을 것”이라며 “시점(timing)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과거 국제 현안을 두고 대립했던 교황에 대해선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열심히 일했고, 세계를 사랑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고문을 발표해 교황을 애도하기 위해 미국의 공공 건물에 조기(弔旗) 게양을 명령하기도 했다. 백악관과 모든 공공 건물, 군사 기지, 미 대사관·영사관 등에서 장례식 당일 일몰 때까지 반기가 게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