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사람이 할 짓이야?"...산 채로 온 몸에 '산탄총 70발 박힌' 백구, 비비탄에 이어 충격과 경악
하이뉴스 2025-06-26

"이게 진짜 사람이 할 짓이야?"...산 채로 온 몸에 '산탄총 70발 박힌' 백구, 비비탄에 이어 충격과 경악
해외 입양을 앞두고 건강검진을 받던 유기견 ‘백구’의 몸에서 70개가 넘는 산탄총 파편이 발견돼 충격을 안기고 있다. 겉보기엔 멀쩡했던 백구. 하지만 그 몸속엔 오랜 시간 묵은 고통과 학대의 흔적이 자리잡고 있었다.
25일 VIP동물의료센터는 해외 입양을 준비하던 유기견 백구의 전신 엑스레이 촬영 과정에서 머리부터 다리까지 곳곳에 산탄총 파편이 박혀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구는 구조 당시 외상도 없고 건강해 보였기에, 검사 결과는 보호자들과 의료진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

병원 측은 백구의 몸 상태를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머리와 어깨, 가슴통과 엉덩이, 다리에 이르기까지 전신에 탄환이 흩어져 있었으며, 제거 수술은 무려 3시간 이상 진행됐다. 이 수술에서 26개의 파편이 제거됐지만, 여전히 44개 가량이 몸 안에 남아 있는 상태다.
안승엽 병원장은 “한 번에 전부 제거하기엔 신체적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우선 얼굴 위주로 치료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백구, 결국 입양까지 무산

이러한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지자 백구의 입양은 결국 무산됐다. 입양 전 검진이 아니었다면, 백구는 그 고통을 안은 채 새로운 나라로 보내질 뻔했다. 하지만 의료진과 보호자들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며, 백구의 회복과 함께 다시 한 번 따뜻한 가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동물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사회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경남 거제에서는 현역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1명이 개인 사유지에 무단 침입해 마당에 묶여 있던 개들을 향해 약 1시간 동안 수천 발의 비비탄을 난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개는 눈이 멀고 이빨이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으며, ‘솜솜이’라는 이름의 강아지는 치료 중 끝내 숨졌다. 경찰은 관련자들을 군 헌병대 및 형사 입건 절차에 넘긴 상태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동물보호법 위반 건수는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293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물학대는 단순한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으며, 처벌 강화와 인식 개선이 더없이 시급한 시점이다.
백구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몸속에 박힌 수십 발의 산탄총 파편은 그가 겪은 끔찍한 시간들을 증언하고 있다. 삶의 마지막 문턱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백구가 더는 상처받지 않고, 진심 어린 사랑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많은 이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