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전부 설치해라"...윤석열 전 대통령 독방에만 에어컨 혜택 논란
하이뉴스 2025-07-14

"교도소 전부 설치해라"...윤석열 전 대통령 독방에만 에어컨 혜택 논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이, 잠잠했던 ‘교정시설 에어컨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죄 없는 국민도 더위에 허덕이는데, 죄 지은 전직 대통령 방엔 에어컨을?”
국민 여론은 들끓고 있고, 교정당국도 긴장에 휩싸였다.
14일 김학성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방에만 (에어컨을) 설치한다면 엄청난 특혜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며 “그럴 바엔 전국 모든 교도소에 다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정시설 내의 에어컨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구치소를 포함한 전국 교도소에는 기본적으로 수용자 방에 에어컨이 없고, 천장에 달린 낡은 선풍기만이 유일한 냉방장치다. 수용자들이 여름을 ‘찜통’ 속에서 견디는 현실은 오랫동안 개선되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그런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일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독방에 에어컨을 달라”는 항의 민원이 폭주하면서 논란이 본격화됐다. 이미 특수대우를 받고 있다는 의심 속에, 독방에 에어컨까지 달린다면 ‘법 앞의 평등’이 무너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교정시설에는 에어컨이 있는 곳도 존재한다. 다름 아닌 변호인 접견실이다. 일부 부유층 수용자들이 에어컨이 나오는 그 공간에서 장시간 ‘면담’을 하며 더위를 피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권은 사라지지 않고, 단지 장소를 바꿔가며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지병 약도 제대로 못 구하고, 실외 운동 시간도 제한된다”며 인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학성 전 본부장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일반 수용자보다 배려받고 있는 편”이라며 반박했다. 실제로 법무부는 전날 “윤 전 대통령의 운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언제든 운동할 수 있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의 지병 약 관련 주장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용자들은 통상 복용 중인 약을 구치소에 들어올 때 지참하고, 이후에는 구치소를 통해 처방받는다. 김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이 구속될 줄 몰랐던 듯 약을 안 가져왔고, 그 공백이 문제를 만든 것”이라며, 변호인의 주장을 ‘교정행정을 잘 모르는 발언’으로 일축했다.
에어컨 논란의 핵심은 ‘형평성’이다. 김 전 본부장도 “질병이 악화돼 사망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전향적으로 수용시설 내 에어컨 설치를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방에만 단독 설치하는 건 또 다른 불공정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과 동시에 또 다른 논쟁의 중심에 섰다.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던 측에서도, 이제는 더위 속 ‘특혜 논란’에 휘말리며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법은 평등하다. 하지만 에어컨 바람조차 선택적으로 불어오는 현실 앞에서, 국민이 느끼는 박탈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