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태원 참사 출동했던 소방관, 실종 10일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

하이뉴스 2025-08-20

[속보] 이태원 참사 출동했던 소방관, 실종 10일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 지원을 했던 30대 소방대원이 끝내 사망한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실종된 지 10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0분쯤, 경기도 시흥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인근 교각 아래에서 인천 모 소방서 소속 A씨(30)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이미 부패가 진행된 시신을 확인했고, 현재로서는 외부의 범죄 정황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A씨는 안양에 거주해왔으며, 그의 실종 사실은 가족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짧은 메모를 남긴 뒤 종적을 감췄던 그는 지난 10일 새벽 2시 30분쯤 인천 남동구 남인천요금소를 빠져나온 후 차량을 갓길에 세워둔 채 사라졌다.

더 안타까운 점은 A씨가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현장에 직접 투입돼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뒤 급격히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그는 같은 해 11월과 12월 진행된 4차례 우울·불안 검사에서 ‘심각한 수면 장애와 불안 증세’를 보였고, 실제로 우울증 진단을 받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왔다.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당시 현장을 떠올리며 “검은색 천으로 덮인 시신을 한쪽에 모셔두는 장면이 도저히 감당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부모님조차 내가 그곳에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 힘들어하시는데, 희생자 부모님 심정은 어떻겠나. 차라리 꿈이었으면 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실종 이후 가족은 전단을 제작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배포하며 필사적으로 제보를 요청했다. A씨의 동생(26)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실종되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형이랑 같이 운동하고 치킨을 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사라져버렸다”며 “살아 돌아오기를 기도했는데…”라고 울먹였다.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핼러윈 인파가 몰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무려 159명이 숨지고 196명이 다친 대형 비극이었다. 당시 투입된 구조대원들은 수십, 수백의 시신과 울부짖는 유족 앞에서 극한의 심리적 충격을 받았고,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으로 고통받아왔다.

이번 사건은 참사의 피해가 단순히 희생자와 유족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목숨을 걸고 달려갔던 구조대원들조차 그날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다른 희생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