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하극상 두고 보자'... 손웅정, "아시안컵 끝난 후 흥민이가 내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 폭로
하이뉴스 2024-05-20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카타르 아시안컵 사태 직후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아들 손흥민에게 한 손웅정의 조언이 마음을 울리고 있다.
손 감독은 지난 17일 SBS 8뉴스에서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카타르 아시안컵 탈락 후 마음고생을 하는 아들을 지켜본 심경을 전했다.
손 감독은 “마지막 경기 후 먼저 카타르 공항에 나가 있었다”며 “밤 12시에 (흥민이가) 들어오는 데 한참을 안아 줬다”고 했다. 이어 “거기서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들을. 한참을 제 품에서 울더라”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대표팀 은퇴까지 고민할 정도로 마음고생이 컸던 아들이 스스로 힘든 시간을 이겨내길 바랐다.
손 감독은 ‘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느냐’는 질문에 “흥민이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그런 냉정하고 따뜻한 말을 해줬다”며 “깊고 넓은 강은 모든 곳에 흘러들어오는 시냇물을 받았기 때문이고 높은 태산은 모든 곳에서 흘러 들어오는 흙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 세상 대인들은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더라. 하나는 피가 흐르는 심장이고, 하나는 관용이 흐르는 심장”이라고 했다. 이어 “단 우리 축구 선배들이 지금까지 유지해 오던 질서는 후배들이 훼손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 정도만 했다”며 “나머지는 흥민이가 잘 극복한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손흥민은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있었던 사건과 이어진 요르단전 참패 후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었다.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한 손흥민을 가장 먼저 보듬은 사람은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었다.
또한 손웅정 감독은 아들이 여전히 '월드클래스'가 아니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그는 "늘 흥민이가 하루하루, 지금도 10%의 성장을 원하고 있다. (월드클래스를 향해서) 10%의 성장을 기대한다"면서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아들의 축구 인생을 경기에 비유하면 이제 전반 시작 휘슬이 막 불었을 뿐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2월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다툼을 벌였다.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앞두고 이강인이 일부 동료들과 탁구를 치려고 했고, 이를 말리려던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하극상 논란이 일었다. 비난이 거세지자 이강인은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찾아가 직접 사과했고 손흥민은 이강인을 감싸며 축구 대표팀 내분을 수습했다.
아들의 결혼에 대해서
손 감독은 손흥민이 은퇴 후 결혼하길 바란다며 “현역 선수로 가족 부양을 하며 저렇게 몸관리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서 늦어도 좋은 것은 죽음하고 결혼”이라며 “하늘이 주신 재능인데 행복하게 축구하고 결혼은 조금 늦으면 어떠냐”고 했다.
토트넘과의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해선 “이적하든 토트넘에 있든, 연봉이 하나도 없어도 흥민이가 살아보고 싶은 도시, 공 차고 싶 은 구단에 가서 행복하게 공차는 모습을 보고, 은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아버지로서 최대 바람”이라고 했다.
손 감독은 춘천고·명지대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며, 1980년대 국내 프로축구 리그 현대호랑이·일화 등에서 공격수로 뛴 국가대표 출신이다. 은퇴 후 ‘SON 축구아카데미’를 설립해 유소년 축구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