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최초 개인전 그랜드슬램 달성"...오상욱, 완벽한 다리 찢기로 남자 '사브르 금메달' 획득

하이뉴스 202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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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27)의 다리 찢기를 본 전세계인의 입이 '떡'하고 벌어졌다.

2024 파리올림픽 첫날인 27일(한국시각) 한국에 값진 첫 금메달을 안긴 펜싱 오상욱은 키 192㎝, 몸무게 94㎏로 유럽 선수들에 견줘 전혀 밀리지 않는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췄다.

오상욱은 이날 파리 그랑 펠레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32강∼결승 내내 특유의 긴 다리를 이용한 과감한 런지 공격으로 상대를 무력화했다. 14-9로 금메달까지 단 한 점을 앞둔 결승 2라운드 막바지, 오상욱이 다리를 양쪽으로 넓게 벌리다 못해 180도 찢어 바닥에 사뿐 주저앉았다. 비디오 판독 끝에 상대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세계 13위)에게 먼저 공격 주도권이 있었던 것으로 판정돼 득점이 인정되진 않았지만, 막판 기선을 제압하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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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은 이후 한 차례 추가 실점만을 허용하며 15-11로 승부를 매조졌다. 앞서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을 모두 제패했던 오상욱이 펜싱 종주국에서 열린 올림픽 개인전 무대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며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이날 승리로 오상욱은 한국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 사브르 개인전 최초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도쿄에서 김정환(은퇴)이 따냈던 동메달이었다. 또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도 차지하면서 오상욱은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모두 제패하는데 성공했다.

결승전 뒤 외신들은 큰 체격에 어울리지 않는 뛰어난 유연성을 갖춘 오상욱에 찬사를 쏟아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이에스피엔(espn)은 오상욱이 엉덩이가 바닥에 닿도록 다리를 찢은 모습을 포착한 사진 두 장에 “남자 사브르 금메달(결승) 결정전(bout)에서 나온 완벽한 다리찢기(FULL SPLIT)”라는 설명을 달아 28일 공식 페이스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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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가리킬 때 주로 쓰는 영어 단어 ‘match’ 대신 espn이 고른 ‘bout’의 발음이 엉덩이를 뜻하는 ‘butt’와 발음이 비슷한 데다, 다리찢기를 뜻하는 ‘split’이 ‘이혼, 이별’ 등을 의미하기도 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오상욱은 펜싱 검을 처음 손에 쥔 중학교 때는 키가 160㎝로 작은 편에 속했지만 기술적인 요소를 주로 연습하다가 고등학교 때 키가 190㎝까지 자라며 신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두 가지 스타일의 장점을 모두 갖춘 ‘펜싱 괴물’이 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오상욱은 경기 전 ‘에스비에스(SBS)’와 인터뷰에서 “중학생 때까지 키가 작았다가 192㎝까지 큰 게 배구 전 국가대표 김연경과 나의 공통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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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상욱은 이 기세를 이어 오는 30일 열리는 박상원(대전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남자 펜싱 단체전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는 펜싱의 종주국이다. 근대 펜싱은 프랑스서 스포츠화가 시작됐다. 그렇기 때문에 펜싱 경기는 프랑스어 용어로 진행된다. 종주국으로 프랑스는 이탈리아와 함께 손꼽히는 펜싱 강국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도 펜싱의 인기는 올림픽 종목 중 최상위를 다툰다. 경기 내내 프랑스 관중의 열정적인 응원이 이어졌다. 한국 입장에서도 펜싱은 최근 올림픽서 3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효자 종목이다. 단 개인전 금메달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2016 리우데자네이 올림픽서 '할 수 있다' 박상영이 메달을 따낸 이후 없었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