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 받고 목욕까지"... 교통사고로 뇌전증 걸린 남동생 30년 넘게 돌보고 있는 '인성갑' 여자 연예인
하이뉴스 2024-04-19
최근에는 송은이, 김숙, 이영자, 장도연 등과 같이 '여성 진행자'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많지만 과거엔 여자MC가 굉장히 희귀한 편이었다.
김원희는 원조 여성 MC로서 화려한 입담과 정갈한 진행으로 신동엽, 유재석 등과 수많은 호흡을 맞춘 방송인이었다.
전문가들이 선정한 “가장 올바른 단어와 문장”을 구사하는 MC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김원희의 진행력은 단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유재석과 함께 듀엣 MC를 하며 전성기를 누리던 김원희가 과거에 비해 방송활동이 뜸해진 이유에 대해 몸이 불편한 남동생을 돌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되었다.
한 방송의 MC로 출연한 김원희는 발달장애가 있는 어린 딸을 포함해 4남매를 홀로 키우는 싱글대디의 사연을 듣던 중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아픈 가족사를 고백했다.
사연에 공감을 표하던 김원희는 “사실은 저희 동생도 오래 아팠다”라며 남동생이 투병 중인 사실을 어렵게 고백했다.
김원희는 남동생이 어릴 적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30년 이상 투병 생활을 이어오는 중이라고 전했는데,
5살때 택시에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당한 남동생은 뇌전증을 앓게 되며 어릴때부터 경기를 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다고 한다.
이어 “딸만 넷 있는 집에서 태어난 막내 남동생이라 특히 아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났고 가족 모두 충격이 컸다”고 심정을 전했따.
중학교, 사춘기 시절 겪어야 했던 사람들의 시선에 학교를 가기 싫어했던 남동생을 떠올린 김원희는 “남동생이 비관하기 시작하고 부모를 원망하더라”면서 “그때까지는 쓰러지는 거 말고는 감당이 됐는데, 시간이 지나고 클수록 다른 정신적인 병이 겹치면서 상태가 악화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알 수 없는 통증에 너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더라”고 덧붙였다.
김원희는 “집 1층은 응급실처럼 꾸며놨다. 부모님이 늘 남동생 바로 옆에서 돌보시며 생활하셨다. 가족 모두가 힘든 상황을 겪었다. 늘 전쟁 같았다”고 털어놨는데, 특히 “집이 주택인데 창문에서 아픈 소리를 들었나보나. 학대한다는 오해로 신고를 해서 경찰이 왔더라”며 “심각하다 생각이 들어서 최근 이사했다. 엄마, 아빠 숨 좀 쉬게 해줘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후 남동생이 사고 합병증까지 생겨 투병이 길어지자 나이 드신 부모님이 남동생 돌보는 것을 버거워하자 김원희는 “현재는 부모님 대신 자매 넷이 동생을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부모님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가족이 모두 친정 근처에 산다는 김원희의 가족은 틈틈이 부모님 댁에 방문해 부모님의 수족이 되어드리고 있다고 말해 지극한 효심이 전해졌다.
이어 “나는 동생 목욕 봉사를 맡았다. 남동생을 씻기는 게 쉽진 않다”며 “동생이 몸이 많이 아팠을 때는 대소변까지 닦아줬다”고 전해 보는 이들을 감동시켰다.
자신의 가족사를 어렵게 꺼내놓은 김원희는 ‘싱글대디’에게 “아이를 돌보는 게 힘들고 어렵겠지만 나중엔 아이가 도울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더 힘을 내셔야 한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동생으로 인해 힘든 사람들에 대한 마음을 공감할 수 있던 덕분인지 김원희는 연예계 봉사왕으로도 유명한데,
김원희는 아이티 심장병 환아돕기, 기부 및 연예인 봉사단체 따사모 활동, 결식 이웃돕기, 불우이웃 돕기 자선 바자회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 예능에 출연한 김원희에 대해 MC 김숙은 “김원희가 좋은 일을 하고 오셨다. 아이티 어린이를 위한 의료 봉사활동 때문에 녹화 시간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그러자 김원희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이유에 대해 “1992년 데뷔 이후 운이 좋아서 꾸준히 일을 해 오고 있다”며 “축복이라고 생각을 해서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씩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연예인 동료들에게도 봉사활동을 제안하고 함께 데려간다는 김원희때문에 목사가 된 연예인도 있다고 한다.
개그맨 표인봉은 2013년 김원희를 따라 아이티에가서 봉사활동을 한 뒤로 신앙심이 생겨 현재 목사가 되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표인봉은 “복기를 해 보면 김원희가 저를 미지의 세계로 데려간 것”이라고 말하며 “저는 차가운 사람이었던 것 같다. 마음이 딱딱하고 합리적인 것을 좋아하고 이치에 안 맞으려고 했다. 이기적인 마음이 너무 많더라”고 털어놨다.
이에 김원희는 표인봉에 대해 “연예인 겸 목사 동료 겸 목사가 되니까 상담하기 좋다. 이런 캐릭터가 너무나도 좋은 것 같다”고 응원을 보내 감동을 안겼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