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인 게 자랑스러워"...유명 남자 아이돌 멤버, 한국 남돌 최초로 '커밍아웃' 충격

하이뉴스 2025-04-24

"성소수자인 게 자랑스러워"...유명 남자 아이돌 멤버, 한국 남돌 최초로 '커밍아웃' 충격

그룹 저스트비의 멤버 배인이 한국 남자 아이돌 최초로 성소수자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배인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저스트비의 월드투어 '저스트 오드(JUST ODD)' 공연 중 팬들에게 "내가 LGBTQ 커뮤니티의 일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커밍아웃했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의 약어로, 성소수자를 포괄하는 의미다.

그는 이와 함께 이날 무대에서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를 부르며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다. 무지개 깃발은 성소수자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공연 이후 저스트비 멤버 시우는 팬 소통 커뮤니티를 통해 "오늘 병희 멋지더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무대 뒤에서 지켜보는데 나도 눈물이 났다. 많이 어렵고 힘들었던 걸 알아서 더 눈물 났다"라고 말하며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K팝 아이돌 중에서 스스로 성소수자임을 고백한 것은 양성애자임을 알린 와썹 출신 지애와 동성애자라 고백한 캣츠아이 멤버 라라에 이어 세 번째다. 국내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가 커밍아웃을 한 건 배인이 최초의 사례다.

지애는 지난 2020년 자신의 SNS를 통해 "남자와 여자를 사랑한다"라며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생겨서 행복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후 채널S 예능프로그램 '진격의 언니들'에 출연해 커밍아웃 사실을 밝히며 "남자를 만나도 '이게 사랑이 맞나' 싶었다. 꼭 남자를 만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어서 여자를 만났다"라고 털어놓아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라라는 지난달 팬 소통 커뮤니티를 통해 "동성을 좋아한다. 너무 무서웠고, 사람들이 날 받아줄까 걱정됐다. 내 기회가 다 날아갈까 봐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라는 "나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성정체성은 내 일부이며, 부끄럽지 않다"라고 털어놨다.

한편, 저스트비는 지난 2021년 데뷔해 멤버 임지민, 이건우, 배인, JM, 전도염, 김상우로 구성된 6인조 보이그룹이다. 소속사는 배인의 커밍아웃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윤여정, 아들 동성애자 고백, 이미 동성 결혼식까지...

배우 윤여정이 최근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동성애자이며, 2001년 뉴욕에서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혀 놀라움을 줬다.

윤여정의 가족사 공유는 여전히 엇갈린 인식과 태도 속에 놓인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들을 향한 시선에 질문을 던졌다.

윤여정의 인터뷰는 할리우드 영화 '결혼 피로연' 개봉을 앞두고 이뤄졌다. 윤여정은 영화에서 동성애자인 손자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할머니 자영을 연기했다. 이 캐릭터에 대해 그는 "실제 내 경험이 반영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결혼 피로연'은 대만 감독 리안의 1993년 동명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로, 동성 커플의 위장결혼을 중심으로 가족과의 갈등, 수용의 과정을 다룬다.

이번 윤여정의 발언이 특별한 이유는 성소수자 당사자의 커밍아웃은 이제 점차 익숙해지고 있지만, 부모 세대가 이를 공공연하게 인정하고 지지의 목소리를 내는 일은 여전히 드물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여정은 오스카를 수상한 배우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대표 예술가로서, 그 상징성은 크다.

현재 전 세계에서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국가는 총 39개국에 달한다. 대부분 유럽과 북미, 남미에 집중돼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대만, 네팔, 태국 단 세 국가만이 동성혼을 인정했다.

한국은 동성 간 혼인을 금지하는 명시적 조항은 없으나 동성 간 혼인신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 보호자 지정, 상속,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등 실질적 권리에서도 소외된다.

윤여정은 해당 인터뷰 말미에 "한국이 마음을 열기를 바란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의 말처럼 한국은 앞서 언급했듯 동성 커플의 법적 지위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치권의 소극적 태도 속에서 제도화 논의는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