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들을 조롱한 캠페인"...연예인들 친목 자랑하며 술파티 '20년 간 기부액도 고작 11억'

하이뉴스 2025-10-17

"유방암 환자들을 조롱한 캠페인"...연예인들 친목 자랑하며 술파티 '20년 간 기부액도 고작 11억'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킨다는 취지의 자선행사가 연예인들의 친목 자리로 변질되며, 오히려 환우들을 조롱하고 불쾌함을 줬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논란은 더욱 거세지도 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20회 ‘러브 유어 W 2025’는 W 코리아가 2006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대표 자선 행사다. 여성의 유방암 인식 제고와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문제는 ‘디너 파티’였다. W 코리아 공식 계정에 공개된 사진 속 연예인들이 샴페인을 나누며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자, 누리꾼들은 “유방암 인식 캠페인인데 술 파티를 왜 하냐”, “자선 행사라기보다 친목 모임 같다”,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수십 명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정작 유방암 관련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이날 행사 뒤풀이에서 가수 박재범이 대표곡인 '몸매'를 불렀는데, 해당 가사에는 "지금 소개받고 싶어 니 가슴에 달려 있는 자매 쌍둥이"라며 여성의 신체를 묘사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됐다. 아무리 뒷풀이 공연이라도 행사의 본래 취지를 생각했다면 부를 수 없는 곡이라는 반응이 뒤따르며 박재범과 행사 주최 측인 더블유 코리아에 비난이 쏟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참석한 연예인들 대부분은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캠페인인 '핑크리본'을 비롯해 관련 내용에 대해 숙지하지 못한듯 몸매가 노출되거나 부각된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저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고 즐기는 친목 사교 현장일 뿐이었다.

놀라운 점은 해당 행사가 20년째 진행돼오고 있었고, 같은 상황을 반복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행사 주최 측인 더블유 코리아에 따르면 단체는 행사 수익금 기부 등으로 유방암 단체에 20년 동안 누적 11억 원을 기부했다. 행사 규모에 비해 누적 기부액이 턱없이 적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유방암 당사자들 "유방암이 이용만 당했다. 조롱당한 기분" 비난

당연히 대중은 “이게 유방암 캠페인이냐”는 황당함과 실망감을 넘어 허탈함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초와 여초 가릴 것 없이 공분을 표하고 있다.

당사자인 유방암 환자들은 분노했다. 멤버 수 약 19만명의 유방암 환자 커뮤니티에서도 "조롱당한 기분이다 연예인들과 주최측이 유방암을 이용해 먹기만 했다" , “유방암은 빼고 그들끼리 파티했으면 좋겠다”, “유방암은 이용당한 것 같아서 불쾌하다”, “너무 힘들어서 서로 위로받고 몇년 검진 통과했다는 글에 축하하고 응원받고 하는데 이 행사 때문에 종일 기분이 나쁘다” 등 모욕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방암을 겪지 않은 이들도 황당할 수 밖에 없는데 당연히 당사자들에게는 더욱 큰 상처로 남을 법 하다.

한편 더블유코리아는 논란이 불거진 16일 당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 사진들을 업로드하며 브랜드 홍보에 열을 올렸다. 문제가 된 일부 게시물은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더블유코리아의 공식입장은 "답변 불가"로 전해졌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이날 행사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수빈, 고수, 고현정, 공명, 그레이, 김민하, 김세정, 김영광, 김영대, 김지석, 노상현, 노정의, 덱스, 르세라핌 채원·카즈하, 몬스타엑스 형원·셔누, 문소리, 바밍타이거, 박규영, 박은빈, 박재범, 변우석, 수현, 스트레이키즈 방찬·승민, 아이들 미연·민니·소연·슈화·우기, 아이브 레이·안유진·장원영, 아일릿 윤아·모카·민주·원희·이로하, 에스파 카리나·윈터·지젤·닝닝, 엔믹스 해원·설윤, 엔하이픈 성훈·제이크·정원, 엘리스, 올데이프로젝트 애니·타잔·베일리·영서·우찬, 우원재, 원지안, 이동휘, 이민호, 이수지, 이수혁, 이영애, 이유미, 이준혁, 이준호, 이채민, 임수정, 임지연, 있지 예지·유나, 장윤주, 전소니, 전소미, 전여빈, 정려원, 정해인, 조유리, 추영우, 코드쿤스트, 크리스탈, 키키 지유·이솔·수이·하음·키야, 태양, 하정우, 화사, 효연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