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부터 였구나"...故 이순재, 병문안도 거절 '사망 전 다리에 힘도 없어' 거동도 못했던 모습 재조명
하이뉴스 2025-11-25
"이때부터 였구나"...故 이순재, 병문안도 거절 '사망 전 다리에 힘도 없어' 거동도 못했던 모습 재조명
현역 최고령 배우였던 이순재(91)의 사망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지난 여름 불거졌던 건강 이상설과 투병 과정이 재조명되고 있다. 고인은 사망 직전까지도 다리 근력이 크게 약화돼 거동이 쉽지 않은 상태였으며, 병문안조차 거절한 채 재활 치료에 몰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35년생인 이순재는 1956년 데뷔해 반세기를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연기 외길을 걸으며 '국민 배우'로 불렸다. 그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허준’, ‘거침없이 하이킥’ 등 숱한 작품에서 한국 드라마사의 한 축을 세웠다.
특히 지난해, 아흔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KBS2 수목드라마 ‘개소리’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출연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 결과, 이순재는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고, 이는 3사 연기대상 역사상 최고령 대상 수상이라는 기록으로 남았다.
그러나 무리한 일정은 결국 건강에 치명타를 줬다. ‘개소리’ 촬영 중에도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일정이 중단됐으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초연에서는 끝내 무대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부축 없인 움직이기 어려워... 배우 자존심으로 병문안 거절
무리한 스케줄 이후 그는 철저히 재활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제3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출연자상 배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몸이 불편해 소속사 대표가 대리수상에 나섰다. 당시 소속사는 “현재 건강이 많이 악화돼 많은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매체 확인 결과 실제로 이순재는 거동이 쉽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순재의 측근은 “나이가 있다 보니 다리에 힘이 빠져 부축 없이는 움직이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외부 일정을 모두 거절하신 것”이라며, 오히려 배우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는 의지였음을 전했다.
하지만 19일 연극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박근형이 “본인이 병문안을 꺼려하셨다. 들리는 말로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 건강이상설은 다시 한 번 불붙었다. 이에 “혹시 더 큰 병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그러나 매체의 취재 결과, ‘위중하다’, ‘심각하다’는 식의 소문은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측근은 “건강에 이상은 전혀 없다. 단지 나이에 따른 근력 저하로 인해 거동이 불편할 뿐”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소속사 측 역시 “건강 위중설은 사실무근이다. 지난해 무리한 일정으로 건강이 흔들린 만큼, 지금은 차분히 회복에만 집중하고 계신다”고 못 박았다.
"평생 신세 많이 졌습니다"...눈물로 남긴 마지막 수상소감에 후배들 오열
이순재의 야윈 모습이 또 다시 재조명 되고 있다.
지난 1월 KBS 연기대상에서 진심이 묻어난 수상 소감은 현장에 있던 후배 배우들마저 눈물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60세 넘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 한다.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주는 게 아니라, 오직 연기로만 평가하는 것이 바로 미국의 아카데미다.”
이순재는 ‘개소리’로 공로상이 아닌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벅찬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무대 위에서 내뱉은 이 한마디는 오랫동안 한국 연기계가 안고 있던 뿌리 깊은 인식에 강한 울림을 주었다.
대상 수상 소감 중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기도 했다. 여전히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학생들을 온전히 챙기지 못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선생님, 모처럼 드라마 하시니까 괜찮습니다. 걱정 마세요’라고 하더라. 그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기에 오늘의 결과가 온 것 같다”며 울컥했다.
그의 울먹임은 현장에 있던 후배 배우들의 눈시울까지 붉게 만들었다. 또한 그는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시청자 여러분, 또 집에서 응원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평생 동안 신세 지고 도움을 받아왔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굳건한 진심이 담긴 마지막 인사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건강 회복이 완전하지 않은 그는 결국 다시 무대 아래로 내려갈 때 부축을 받아야 했고, 그 순간 장내는 숙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