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으로 중단 예정"...이재명, '휴전선 군사 훈련 중지 검토'...안보 자해 논란

하이뉴스 2026-01-13

"단계적으로 중단 예정"...이재명, '휴전선 군사 훈련 중지 검토'...안보 자해 논란

이재명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안보 자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체결된 이 합의는 남북 간 적대 행위 금지를 핵심으로 하지만,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인해 지난 정부 시절 이미 '전부 효력 정지'를 거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사실상 파기 수준에 이르렀던 합의를 현시점에서 선제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과연 실익이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간의 경과를 보면 9·19 합의는 북한의 도발에 의해 단계적으로 무력화되어 왔다. 지난 2023년 11월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비행금지구역 설정 조항(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했고, 이에 북한은 합의 파기를 선언하며 군사적 긴장을 높였다.

이후 2024년 6월 정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을 이유로 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이재명 정부 들어 대북 확성기 방송은 전면 중지되었으나, 9·19 합의 자체는 여전히 효력 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불완전한 상황이다.

현재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는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연습 중지 조항(1조 2항)과 관련하여, 5km 이내 지상·공중에서의 포 사격 및 실기동 훈련, 서북도서 해상 포 사격 등을 북측에 사전 통보한 뒤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13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합의 복원에 대해 지난주 여러 협의가 있었으며, 대북 선제적 조치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정부가 사실상 복원 절차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행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과 궤를 같이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만 선제적으로 무장을 해제하는 식의 '단계적 복원'이 과연 안보를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등을 앞두고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선제적 유화책'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정부의 사과와 조치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은 합의 복원 논의의 중대한 변수이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유화적 제스처를 오히려 '약점'으로 잡고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군 당국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은 훈련 중지를 담은 1조 2항을 먼저 복원하더라도, 전방 정찰 중단을 담은 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복원(1조 3항)은 추후 시점을 보고 단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행금지구역이 복원될 경우 우리 군의 전방 정찰 감시 역량이 크게 약화되어 북한의 기습 도발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는 정부의 정무적 판단과 군의 작전적 판단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현재 청와대는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자체 정부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 결과와 이에 따른 북한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복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는 선제적 합의 복원은 자칫 '구걸식 평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며, 우리 군의 대비 태세만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안보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