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원 넘게 썼는데"...센강, 폭우에 '세균 득실' 철인 3종 경기 결국 연기
하이뉴스 2024-07-31
프랑스 파리시의 엄청난 노력에도 자연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 파리 센강 수질이 폭우로 인해 악화되면서 국제 종목단체가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해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가 취소됐다.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은 30일(현지시각) “오전 3시30분 센강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일부 구간의 수질이 경기를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날 오전 8시로 예정됐던 트라이애슬론 남자 개인 결선 경기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맹은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연맹은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공식 누리집에 낸 성명에서 “최신 날씨 정보를 고려해 남자 개인 결선 경기를 31일 8시로 예정된 여자 개인 결선 경기가 끝난 뒤인 10시45분 열 예정”이라며 “두 경기 모두 연맹 기준에 따른 수질 검사를 통과해야 열릴 수 있다”며 “예비일로 정했던 8월2일도 그대로 남겨둘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8일과 29일 진행하기로 했던 트라이애슬론 수영과 오픈워터(야외) 수영 사전 훈련을 내리 취소했다. 개회식이 열린 26일 종일 장대비가 내린 데 이어 27일에도 적지 않은 비가 내리면서 센강 수질이 원래보다 더 나빠져 대장균과 장구균 수치가 급상승한 탓이다.
세계수영연맹은 100㎖당 1000CFU(미생물 집락형성단위·Colony-forming unit)를 초과하는 대장균과 400CFU를 초과하는 장구균이 함유된 물에서 수영을 금지하고 있다. 이 수치를 넘어가는 물에서 수영할 경우 위장염,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을 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 조직위는 대회를 앞두고 매일 오전 3시30분마다 세균 수치를 점검해 왔다.
남자 철인3종 경기는 30일, 여자 경기는 31일, 10km를 헤엄치는 오픈워터 스위밍은 오는 8월8일과 9일에 각각 열린다.
한편 파리시가 올림픽을 계기로 하수 처리 시설 현대화 등 센강 정화 사업에 2015년 이래 15억유로(약 2조2565억 원)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했지만 대회 개회 직전까지 수질이 기준선 안팎을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이에 “선수 보호를 위해 다른 곳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