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 왜 오게 됐나요"...유일한 생존자 2명, 기억 잃은 제주항공 생존자 승무원의 첫마디...오열
하이뉴스 2024-12-29
"내가 여기 왜 오게 됐나요"...유일한 생존자 2명, 기억 잃은 제주항공 생존자 승무원의 첫마디...오열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에서 극적으로 생존해 병원으로 이송된 제주항공 승무원 이 모(33) 씨가 사건 직후의 기억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9일 한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목포 한국병원으로 후송된 이씨는 "어디가 아프냐"라는 의사의 질문에 "내가 여기에 왜 오게 됐나요"라고 되물었다.
이씨는 "착륙을 앞두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비행기가 다 착륙한 것 같았는데 그 이후는 기억이 없다"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패닉에 가까운 상황일 텐데 여객기나 승객의 안전을 걱정해서 그런 말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여객기 후미 쪽에서 승객 서비스를 맡고 있었던 이씨는 왼쪽 어깨 골절상을 입었으며, 머리를 다쳤지만 의식은 뚜렷한 상황이다.
맥박은 정상이며 보행도 가능하다고 병원 측은 진단했다.
이씨는 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중으로 서울 지역 병원으로 이송될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구조된 20대 여성도 목포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외벽을 들이받았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태국인 2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전남소방본부는 "탑승자 181명 중 구조자 2명 외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우리 누나 어떡해요" 유가족 분통,오열,실신
"매형이랑 같이 비행기 탔어요. 지금 아무 연락이 안되는데 저도 뉴스보고 왔다니까요."
결혼한 누나를 행복한 인사로 배웅했던 여행길이 끔찍한 사고로 변한 오늘 오전 9시 10분. 해당 사실조차 휴대전화로 울린 긴급 뉴스 알람으로 접한 김윤석(가명)씨는 이제 막 서른인 자신의 누나가 사망했을 리 없다고 부정했다.
소중한 가족과 친구가 탑승했던 여객기의 사고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전남 무안국제공항 3층의 유가족 대기실과 활주로의 통제를 막는 출입문 앞을 연신 돌아다니며 어지러운 숨을 내뱉었다.
한 50대 중년 남성은 이런 일이 어딨냐며 고성을 지른 채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고, 자신의 어머니 사고 소식을 들은 한 20대 여성은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멍하니 바닥에 주저 앉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한 20대 여성은 "50대인 어머니가 홀로 비행기를 탔다"며 "지난 밤에 다시 한국에 온다는 카카오톡 메시지이 마지막에 되었다"고 오열했다.
사고 현장이었던 활주로 내부로 들어가는 소방차와 경찰차, 군인들을 보고 자신도 들여보내 달라며 남성들은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20분쯤 소방 관계자는 "현재 시신은 수습 중에 있으나 사고로 인한 훼손이 심각해 안치실 입장이 어렵다"며 "수습 뒤에 유가족 관계 파악 후 입장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에 100여 명의 유가족들은 "추가로 파악된 생존자가 있느냐"며 소리를 지르고 벽을 치기도 했다.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로 탑승자 181명 가운데 2명만 생존하고 나머지 탑승자는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