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없어도 행복해요"...두 팔 잃은 몸으로 지적장애 동생 챙겨 온 국민 울렸던' 승가원 태호의 근황'

하이뉴스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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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팔이 없고 두 다리도 선천성 기형이었던 태호는 상태가 위태로웠다. 그런데 10살이 넘기기 힘들다는 태호는 올해 11살이 됐다.

학교도 그 누구보다 씩씩하게 다닌다. 그리고 금쪽같이 챙기는 동생도 생겼다. 

승가원에는 70여명의 중증장애인 아이들이 형제,자매의 연을 맺고 함께 살고있다.

11살에 키 82cm. 태호는 승가원에서 몸이 가장 작고 몸에 없는 것도 많지만 언제나 형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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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호가 지금 몸에서 뭐가 없어요?”

“팔!”

“팔이 없어서 다리로 살기 힘들지 않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네~”

“팔이 없어서 다리로 살기 힘들지 않아요?”

라는 질문에 태호는 즐거운 듯이 몸을 흔들며 “괜찮아요” 라고 대답한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장애를 불편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살아온 태호에게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점이었다.

새벽 5시면 벌써 승가원은 기지개를 켠다. 방마다 엄마들이 있어서 아이들을 챙기고요, 9개의 방에 6~8명 사이의 아이들이 오순도순 지낸다. 하지만 태호는 엄마의 도움이 필요 없이 혼자서도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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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엄마는 다른 아이들을 돌봐주고 먹이지만 태호는 두 발로 못 먹는 게 없다.

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엄마와 형, 동생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하는데, 태호의 네 발가락으로 글쓰는 것은 기본이고 옷 갈아입기 동생들 공부를 가르키는 일도 거뜬히 해낸다. 

태호는 특히 외모에 자신이 있어서 자신을 가꾸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승가원 원장님은 “내가 도와줄까?” 하면 “아니요! 아니요!” 큰 소리로 바로 외치며, 자기 스스로 하겠다는 그런 의지가 굉장히 강한 아이다. 다리를 쓸 수 없어서 엉덩이로 다니지만 간혹 마음이 급할 땐 굴러다니기도 하지만 말이다.

태호와 성일이는 의좋은 형제다. 초등학생이 되는 동생 성일이이는 미소천사로 통하고 있다.  태호는 성일이에게 지난주부터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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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글자를 하나도 모르는 성일이 때문에 걱정이 태산다. 사실 사실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성일이에게 글쓰기가 쉽지 않다.

태호는  발에 연필을 끼우고 발가락으로 하나하나 동그라미를 그려서 완성한 것은 “홍.성.일” 머리도 손도 느린 성일이의 손을 발로 꼭 잡고 이름쓰기를 연습시킨다. 형의 아낌없는 칭찬에 미소천사의 얼굴이 더 환해진다.

태호는 물리치료를 위해 매주 수영도 한다. 수영은 심장과 폐가 약한 태호의 심폐기능을 강화하고 발로 생활하는 태호에게 몸통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태호의 키는 82cm, 태호의 몸이 얼마나 더 자랄지는 미지수이지만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아야 자꾸 비뚤어지는 몸을 유지할 수 있다.

태호의 척추가 많이 휘었다. 오른발을 들어서 손처럼 사용하다보니 왼쪽으로 휜 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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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팔이 없고 양쪽 다리뼈 기형에 발가락은 네 개씩 그리고 입천장마저 갈라진 8가지 중증장애를 안고 태호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 또 '피에르 로빈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고 입양기관 '홀트'를 통해 승가원에 맡겨졌다.

사지기형을 딛고 몸통으로 살기 위해 어릴 때부터 피나는 노력과 훈련을 해온 태호, 하지만 몸통만 있으니 열이 발산이 안 돼 위험한 고비도 많이 넘긴 바 있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힘든 고비를 넘기고 밝게 살아난 태호는 그리고 어느새 11살이 되었고 위태롭던 생명은 거짓말처럼 건강히 자랐다.

이 내용은  2010년 MBC 스페셜 ‘승가원의 천사들’ 에서 방송된 유태호 군의 이야기다. 많은 세월이 지난 현재 태호는 성인이 되었다. 세월이 많이 지났다 보니 몸이 전보다 더 휘었지만 여전히 씩씩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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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호는 2015년 6월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서울특별시 소년상, 어려운 환경 극복 부분 최우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렇듯 유태호 군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이지만 그런 아이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전에 스스로 모든 일을 하려고 하고 심지어 자신보다 어린 동생에게 한글을 가르칠줄 도 안다. 누군가의 도움 받아야 되는 아이가 오히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태호를 보며 너무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았나 반성해 본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